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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결국 감독을 닮는지.. 감독처럼 친절하지 않고 두서 없지만.. 솔직하고 할 말은 다하고 다정다감하다. 결국 사적 다큐라.. 자신의 문제에 고민하고 어느 정도는 해답을 찾아낸 것 같다.. 가끔 두서 없고 어수선한 이미지의 사용이 거슬릴 때도 있지만 편집할 때 그 이미지 하나 하나 감정 이입 해가며 힘들어 하며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해서.. 이해하는 것으로..
그리고 여담이지만 촬영 감독님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프레임이 너무 편해졌다..^^
특히 첫 작업실 촬영 같은 경우는 확 느껴지는 고급스런 프레임에 감동..^^
영화의 내용은 내가 봐왔던 감독의 작업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심도 깊고 무겁게.. 고민한 흔적이 너무 많아서.. 공감하고.. 또 하고 싶은 얘기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의자는 어찌보면 가장 그 목적성이 분명한 오브제이다. 용도와 그 앉는 사람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 오브제이다. 하지만 그는 영어 제목에서 How to make a chair가 아니라 become이란 단어를 쓴다.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 그는 의자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 내용이 얼마나 감독에게 절실하게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아파하던 문제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문제의 종착지인 엔딩 장면을 보며 나는 왈칵 쏟아져 나오는 무언가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장면은 엔딩 장면에 와서야 연결이 되었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엔딩 장면을 보면서 인트로와 수없이 반복되던 장면이 실은 그 자신의 현재 상태였음을.. 객관적으로는 짧은 순간이지만 그 자신에게는 정지한 시간처럼 느껴지는 그 찰나의 순간이었음을 생각하자.. 코끝이 찡해왔다...
그 시간은 나 역시 고민했었던 문제였고.. 나역시 작업으로 담을 수 밖에 없었던 문제였다.. 나는 그 순간의 나의 세계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그 자신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결국 삶의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그는 철저히 사적인 해답을 제시하면서 그 해답을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인상 깊은 장면은 너무 많지만.. 이제 더쓰면 스포이므로..
그리 재미 없을 지도 모르고.. 그리 친절한 다큐는 아니지만.. 치열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 혹은 목적 지향적 사람들.. 꿈이 깨진 자들.. 뭐 이런 분들은 "의자가 되는 법"이라는 다큐를 보는 것을 권한다.
엔딩 장면을 보며 충격에 빠져 울컥하던 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올해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상당한 정보와 잉여력을 요구하는 일이겠지만..
팁을 주자면 이번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상영한다고 한다.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1회) 9/19(금) 20:00 / 메가박스 킨텍스 5관 * 관객과의 대화
2회) 9/22(월) 13:00 / 메가박스 킨텍스 4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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