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빠지다. 일기 2016. 2. 1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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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20대엔 삼국지를 좋아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계획을 짜고 일을 뒤집고.. 하는 흥미진진함이 좋았던 것이리라..
30대가 되면서 삼국지를 싫어했다. 사람을 속이고 자신을 감추고 의외의 행동을 하고.. 이런 것으로는 진정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랄까..
40대.. 사람을 대할 때 전략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리고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지만.. 난 여전히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나도 당연한 듯이 그렇게 대하겠지만.. 적어도 20대처럼 게임보듯 재밌게 세상사를 대하지는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을 삼국지의 인물에 빗대어 하마평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자신이 수경선생쯤 되는 줄 아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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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도 필요에 의해 삼국지를 읽는 나이가 되었다. 황석영 역본의 10권을 전자책으로 사서 보았다. 이문열 삼국지를 읽으면 등장인물 모두 천하를 노린다며 사기꾼, 기회주의자, 천하의 개쌍놈이었는데 황석영 삼국지에서는 천하를 얻기보다 최선을 다해 난세를 살아나가는, 난세가 아닌 세상에 대한 꿈을 꾸고 이루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보인다. 또한 누구를 만나 어떤 꿈을 꾸는 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의해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더구나 2세기 중국에선 그런 일이 지금보다 더 흔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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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변심이 보인다. 세를 이루면서 그는 변하여 더이상 주변에 사람을 두지 않고 자신의 고집을 세우기 시작하고 수를 쓰는 건 모두 젊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이간질이다. 창업과 수성은 이리도 다른 일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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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이 너무 비현실적인데다 궤가 많아 이젠 싫어진다. 보통 사람이 제갈량처럼 살려면 철저히 혼자로 살아야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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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을 많이 보게 된다. 보스와 휘하..^^;; 이런 용어 자체가 이상하긴 하지만.. 하여간 휘하가 보좌에 능하다면.. 보스가 나서야 하고 휘하가 용맹에 능하다면 보스가 앞으로 내보내고 뒤를 받쳐줘야 한다. 보스는 어떠한 경우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휘하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국 사회는 거꾸로이지만.. 그런면에서 유비는 평가 받을 만 하지만.. 사실 휘하는 저 두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있어야 하는가 보다. 이릉대전에서 유비는 제갈량에게 수성을 맡기고 직접 출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보좌할 수 있는 제갈량이 한 명 밖에 없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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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오는 사실 세력이 비슷했다. 이릉대전 전까지는.. 촉은 한중을 위나라로부터 수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 균형을 한방에 무너뜨린 것이 이릉대전.. 왠만큼 해야지.. 촉 인구의 몇분의 일을 태워죽이다니.. 더구나 차세대 지도자들이 몰살당한 것이 컸다. 유비가 이 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 만 하다. 순식간에 유비의 삶 뿐 아니라 촉나라 전체가 날아가 버렸으니.. 이 후 촉은 제갈량 하나로 버티다가 망한다. 중간층이 뻥 빈 상태에서 세대교체건 뭐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셈…

한 때 그들은 나의 30대의 전부일 만큼..
그리고 다시 변할 일이 없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들의 현실에 내가 없었고 나의 40대에 그들이 없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하루하루 멀어져 간다는 김광석의 노래는 30대가 아니라 40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10대의 친구들을 20대에 만나지 못했고 또한 20대의 친구들을 30대에 잃었다.
그저 관계란 그런 것이다. 이젠 인정할 수 밖에 없지.
단지 다시 만났을 때 그 무시무시한 다정한 무관심을 나는 견딜 수 있을까?

2016년 1-2월 일기 2016. 2. 7. 19:22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무거운 마음의 짐..
해야만 하고 알아야 하는 것들의 천지..
책보다 웹에 집중해야 하는 가벼움..

읽고 있는 책

돈키호테 1권: 아놔.. 빨리 읽어야 할텐데…
감옥에서 온 편지: 신영복 선생님 책을 찬찬히 읽어보려 함.

읽고 싶은 책

강의, 담론, 나무야 나무야: 신영복 선생님 책은 다 읽어봐야겠다.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학자이므로..
머신 러닝 인 스파크: 실무 책들이 점점 늘어난다.

12월 그래도 읽은 책들

사피엔스

사월의 미, 칠월의 솔 - 김연수

나의 방랑,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일뤼미나시옹 - 랭보 시선

카프카의 편지: 밀레나에게

눈앞에 없는 사람, 슬픔이 없는 십오초 - 심보선

폭력과 광기의 나날 - 이승하

고양이의 서재


12월 여전히 읽고 있는 책들

돈키호테 완역본 1권

문구의 모험

역학의 철학


긴급히 읽고 정리 중인 책

이공대생이 꼭 알아야 할 수학

파이썬으로 배우는 실전 알고리즘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면접 이렇게 준비한다.


읽고 싶은 책

실험과 사유의 역사 분자생물학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오르부아르


12월은 바쁘고 복잡한 마음에 잠시 글읽기를 쉬었다.

정신없이 책을 읽는다고 좋은 건 아니구나 생각했고..

정리 잘 해야 하는데 마음이 무겁다..




읽은 책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촘스키와 푸코

생명의 논리 유전의 역사

객관성의 칼날


읽고 있는 책

우연과 필연: 자크 모노

실험과 사유의 역사 분자생물학: 미셸 모랑쥬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프란시스 자콥

역학의 철학: 알렉스 브로드벤트


읽고 싶은 책

들뢰즈 제대로 읽기: 고쿠분 고이치로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정신의학의 권력: 미셸 푸코

How to read 데리다

How to read 니체

현대 프랑스 철학사

 


읽은 책

종의 기원

동물철학

만화로 읽는 21세기 자본

센스 앤 넌센스

How to read 라캉

위대한 박물학자

언던 사이언스


읽는 중인 책

객관성의 칼날

생명의 논리 유전의 역사

촘스키와 푸코

생물학의 철학



읽고 싶은 책


시간은 정신 없이 가벼렸다.
벌써 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지 4개월이 지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어리둥절.. 발버둥.. 이제 이런 시간들은 조금씩 지나갔고..
조금씩 공부하며 한 발 한 발 다가가야 하는 시간이 닥쳐왔다..
전공 공부도 걸음마이고.. 얼마 전 시작한 철학 공부도 아직 개념도 잡지 못할 만큼 초보다..
하지만 뭔가가 차는 만큼.. 어딘가에 말하고 적어야 한다.
그래야 풀리는 듯..
그래서 위험하지만 블로그를 다시 사용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2015년 3월 일기 2015. 4. 8. 23:33


#1… 사람..

잠시 머물기에도 나는 벅찬가 보다.. 그 사람을 잡기에도 놓아주기에도.. 나는 그저 모자람


#2.. 불평..

불평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 잘 알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것도 동료들에 대한 불평..
뭐.. 다 잘 아는 것 같이 판단하고 다니지만.. 그래봐야 나도 거기서 거기라는 것 잘 알고 있다.


#3.. 공부..

하고 싶은 공부가 늘었다. 욕심이 많아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날들도 많았다.


#4.. 송별회..

5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연구방향을 바꾸고 옮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웠다.
거의 몇 일을 송별회로 보냈다.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나고 난 뒤 실력은 없지만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남을까 그게 두렵다.

2015년 2월 일기 2015. 3. 12. 00:03

#1. 사람..

그냥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좋은 사람이 있고..
마음을 열어주어 고마운 사람이었다.

#2. 공부 혹은 일…

한가지 문제에 집중해도 시간이 꽤 걸린다.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닌 듯 싶다…
더 하고 싶은 분야를 제안 받았고.. 마음은 크게 흔들리는 중..

#3. 가족..

부모님을 생각하면 힘이 많이 든다.
특히 아버지는 이해할 듯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섞여 있다.
부딪힐 때마다 원치 않는 상처를 입히고 입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반대로는 이전에는 그 분들의 삶이 내 책임인 듯 싶었는데..
이젠 내가 캐어하더라도 그 분들의 삶은 그분들의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합적으로다가.. 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40대가 되어도 풀리지 않는 사춘기적 문제...

40대의 시작이지만.. 그리 특별하진 않았다.
사실 1월이란 시간에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
이벤트라고는 스키타러 하이원 몇 번 간 것..
만난 사람이라고는 눈 반짝거리며 인터랙티브 아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 한 명..
단지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이제 좀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는 희망..

일상처럼.. 아무 일 없이 살아도 되는 걸까.. 많이 궁금했던 한 달..
오래 묵혀두었던 사진 작업을 정리하고 있고..
또한 작년 찍었던 사진도 작업으로 만들고 있고..
프로그래밍은 거기서 거기.. 맨 제자리..
하고 싶은 것은 늘어나는데 반해 시간은 줄어든다.
이른바 선택이 필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