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기억의 파편 2010. 5. 13. 00:36
과거의 기억은.. 몇번의 이사를 통해 머리 속에서만 남게 되었다..
기록이 없는 기억은 존재할 수 있을까?
기억이라는 것이 서서히 사라지는 느낌이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지난 날의 보잘 것 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면 흐뭇해진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강하게 남아 눈물을 흐르게도 하고..
그토록 커다랗게 상처 받았던 일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잊혀지기도 한다..

눈.. 일기/기억의 파편 2010. 3. 10. 11:09
철원에서 맞는 혹한기 훈련이었다..
온통 하얀 산에 홀로 떨어져 5시간 정도를 걷던 나는..
그만 다리가 떨리며.. 더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털썩 주저 앉아 있는데..
눈 앞에서 눈이 보라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주변이 온통 보라색이었다..
이러다 죽는건가? 겁이 나더라..
그저 자외선에 눈이 좀 탄 것으로도.. 그렇게 두려움이 들더라..
결국 하루를 산 속에서 보낸 후에야..
다시 눈은 하얗게 보였다..
-조금이라도 깨진 건 버려..
아주 냉정한 목소리로 바닥에 떨어져 깨진 비커들을 치우고 있는 나에게 선배누나는 말했다..
-아무리 아까워도 조금이라도 깨지면 못 써.. 다치기 쉽상이야..
병목만 날아간 비커를 들고 만지작 거렸다..
-붙이면 안되요?
-깨진 건 또 깨지게 되어 있어.. 붙인 부위가 다른 부위에 비해 약해서.. 결국 거기가 터지거나 깨져.. 눈속임이지..
울먹울먹.. 내 마음 속에도 깨진 비커조각이 박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