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록이라고 배웠다.
그때부터 나에게 사진은 가치없는 것이 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사진으로 아무리 분명하게 기록하려 하여도 문자보다 분명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의 기록성을 극대화 한 것이 정보 사진일 것이며, 모든 사진이 그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
기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또한 기록이라면 더 좋은 방향으로, 혹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조차 없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것을 기록하고 있어도 기록은 기록이니까..
그것을 깨뜨리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사진은 기록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적인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게 되어있고,
새로운 것을 찾아 끊임없이 시도할 수 밖에 없다.
사진은 기록 그 이상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사진은 삶의 부산물이 아니다.

왜냐하면 삶의 부산물이라 하면 살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어떤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애쓰고 노력해야 하는 표현이다.

단순히 삶을 산다고 해서 얻어질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