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일기 2022. 6. 8. 23:19

# 4일

패닉 초기가 와버렸다. 그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나와 멀어진다는 생각 만으로 못견디게 되었다. 잠을 이루지 못했고.. 닥치는 대로 여러 사람에게 연락했다. 새벽 4시까지의 통화 후에야 잠에 들었다.

 

# 5일

일요일에도 진료를 하는 정신과를 찾았고.. 불안을 완화해 주는 약과 수면제를 받았다. 나도 우울증인가.. 두려워 진다.

 

# 7일

대수롭지 않겠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나에게만 간절한..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뭐라고 해도 이제 멀어진 관계를 돌이킬 수는 없겠지..

 

# 9일

유독 죽음이란 말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기독교에 심취했던 나의 어린 날 때문일지도 모르겠고.. 죽음은 나보다 내 주변에 큰 상처를 주는 것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랄까.. 그리고.. 이런 멘탈 쓰레기여도 2-30대 보다 나아진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 멘탈이 아니라 그냥 쓰레기 인지도..

2022년 5월 일기 2022. 5. 3. 22:31

# 3일

블로그의 모든 글을 공개로 돌렸다.

5년 정도 문을 닫아 걸었던 것 같다.

되돌아 본 10년 전의 나는 투박하고 서투르며 쉽게 상처입고 좁디 좁은 세상에서 살던 찌질이인데..

지금은.. 변하지 않은 옹졸한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늘 관계에 상처입고,

늘 좁고 얕은 감수성에 맴돌고,

깊숙하고 좋은 글 하나 쓰지 못하고..

맨날 잊지 못해 애나 쓰고..

그래서..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안심이 되었다..

평생 이렇게 살다가 죽겠구나..

이 찌질함은 내가 떨치고 싶다고 떨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싶어서..

 

# 6일 새벽

프러시안 블루,

코발트 블루,

그리고 그 사이의 무언가...

 

# 11일

"행복해?" 하는 헛된 물음에 "행복해" 하는 의미없는 거짓말..

어느 다른 세계에서는 너와 내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그리고 그런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은 지금의 나에게 위안이 될까?

상실에 관한 이야기들..

 

결국 마음을 고백한 후에야 모든 것을 떨쳐내는 닥터 스트레인지..

사실 깔끔한 결말임.. 본인의 세계의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잘 살테니..

역시 중년 남성의 힐링물이었음..

현실에 있을 수 없는 판타지이지만..

 

그리고 나는 언제쯤 이 마음을..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너를 떨쳐낼 수 있을까?

 

# 13일

그러고 보니 13일의 금요일..

닮지 않았지만 닮았을.. 아니 닮았으면 좋았을 사람을 보고 너를 떠올려 버렸다.

그리고.. 이제.. 슬슬 마음을 정리해야할 타이밍이 오는 것도 알았다.

 

# 14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에게..

분노의 실체는 실로 그것이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웃고 사랑을 말하고.. 그렇게 널 미워해..

 

# 26일

... 의미를 가진 모든 것은 나를 떠나버림..

의미가 없는 것들에서 의미를 찾아야 함..

그렇게.. 그렇게.. 

 

 
2022년 4월 일기 2022. 4. 28. 20:28

대나무 숲이 필요하다..

 

# 28일

4월은 끝내 잔인한 달이었다.

한숨도 내쉬어지지 않는..

관계도 사람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다가갈수록 마음에 멍이 드는 사람이 10년 만에 또 나타났다..

햇살 하나 하나 잔인하게 마음에 비치던 그 날..

 

# 30

은하철도의 밤..

별과 별 사이에 무언가를 묻는다는 것이 무척이나 위안이 되던 밤..

이제 모든 것은 없었던 것이 된다.

안녕..

 
... 일기/생각 2016. 2. 22. 00:17

...마음이 물먹은 솜처럼 가라앉는다.

미뤄오던 일들이 한꺼번에 닥친다는 것은 모든 것이 미룬 내 탓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모든 책임을 지고 사라지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 뿐이다.


삼국지에 빠지다. 일기 2016. 2. 17. 13:04

1

철없는 20대엔 삼국지를 좋아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계획을 짜고 일을 뒤집고.. 하는 흥미진진함이 좋았던 것이리라..
30대가 되면서 삼국지를 싫어했다. 사람을 속이고 자신을 감추고 의외의 행동을 하고.. 이런 것으로는 진정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랄까..
40대.. 사람을 대할 때 전략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리고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지만.. 난 여전히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나도 당연한 듯이 그렇게 대하겠지만.. 적어도 20대처럼 게임보듯 재밌게 세상사를 대하지는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을 삼국지의 인물에 빗대어 하마평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자신이 수경선생쯤 되는 줄 아는가 보다.

2

그러나 나도 필요에 의해 삼국지를 읽는 나이가 되었다. 황석영 역본의 10권을 전자책으로 사서 보았다. 이문열 삼국지를 읽으면 등장인물 모두 천하를 노린다며 사기꾼, 기회주의자, 천하의 개쌍놈이었는데 황석영 삼국지에서는 천하를 얻기보다 최선을 다해 난세를 살아나가는, 난세가 아닌 세상에 대한 꿈을 꾸고 이루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보인다. 또한 누구를 만나 어떤 꿈을 꾸는 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의해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더구나 2세기 중국에선 그런 일이 지금보다 더 흔했겠지..

3

조조의 변심이 보인다. 세를 이루면서 그는 변하여 더이상 주변에 사람을 두지 않고 자신의 고집을 세우기 시작하고 수를 쓰는 건 모두 젊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이간질이다. 창업과 수성은 이리도 다른 일이란 말인가…

4

제갈량이 너무 비현실적인데다 궤가 많아 이젠 싫어진다. 보통 사람이 제갈량처럼 살려면 철저히 혼자로 살아야 했으리라..

5

조합을 많이 보게 된다. 보스와 휘하..^^;; 이런 용어 자체가 이상하긴 하지만.. 하여간 휘하가 보좌에 능하다면.. 보스가 나서야 하고 휘하가 용맹에 능하다면 보스가 앞으로 내보내고 뒤를 받쳐줘야 한다. 보스는 어떠한 경우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휘하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국 사회는 거꾸로이지만.. 그런면에서 유비는 평가 받을 만 하지만.. 사실 휘하는 저 두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있어야 하는가 보다. 이릉대전에서 유비는 제갈량에게 수성을 맡기고 직접 출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보좌할 수 있는 제갈량이 한 명 밖에 없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6

위촉오는 사실 세력이 비슷했다. 이릉대전 전까지는.. 촉은 한중을 위나라로부터 수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 균형을 한방에 무너뜨린 것이 이릉대전.. 왠만큼 해야지.. 촉 인구의 몇분의 일을 태워죽이다니.. 더구나 차세대 지도자들이 몰살당한 것이 컸다. 유비가 이 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 만 하다. 순식간에 유비의 삶 뿐 아니라 촉나라 전체가 날아가 버렸으니.. 이 후 촉은 제갈량 하나로 버티다가 망한다. 중간층이 뻥 빈 상태에서 세대교체건 뭐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셈…

한 때 그들은 나의 30대의 전부일 만큼..
그리고 다시 변할 일이 없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들의 현실에 내가 없었고 나의 40대에 그들이 없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하루하루 멀어져 간다는 김광석의 노래는 30대가 아니라 40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10대의 친구들을 20대에 만나지 못했고 또한 20대의 친구들을 30대에 잃었다.
그저 관계란 그런 것이다. 이젠 인정할 수 밖에 없지.
단지 다시 만났을 때 그 무시무시한 다정한 무관심을 나는 견딜 수 있을까?

나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구조물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늘 남을 부러워했고, 남들이 가진 것, 물건이 아니라 관계, 을 부러워했다. 나는 가만히 두면 가라앉는 돌멩이와 같아서 잠시만 혼자 있으면 아무와도 연결되지 않은 채 가라앉기 일쑤였고.. 그래서 난 더 간절히 그녀를 원했을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모두 현실에서도 단단하고 복잡한 관계들을 가지는 사람들이었고 그것은 곧 정상적으로는 그 나이에 당연히 있을 연애 관계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히도 그녀는 자신의 관계에 뛰어드는 돌멩이를 튕겨내야 했고 그 과정에서의 많은 상처는 오롯이 나의 것으로 남았다. 그렇게 나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더욱 단단한.. 외부와 관계를 가질 수 없는 돌멩이가..

시간이 흐르고 나 역시 다가오는 한두개의 옅은 관계들이 생겼다. 다시 만난 그녀는 자신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가 끊어진 상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예전의 상처에 대한 미안함이라던지.. 미래의 관계에 대한 희망이라던지.. 하는.. 그러면서 자연히 나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진다.

그러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누구나 돌멩이일 뿐.. 누구에게나 관계는 시간이 중요한 변수일 뿐.. 그래서 나는 마음 속에서 다시 밀어내기로 한다. 난 여전히 돌멩이이고 이제 나의 시간에 당신의 구조물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신의 다정한 무관심을 견딜 만한 여유가 나에겐 없거든..

2016년 1-2월 일기 2016. 2. 7. 19:22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무거운 마음의 짐..
해야만 하고 알아야 하는 것들의 천지..
책보다 웹에 집중해야 하는 가벼움..

읽고 있는 책

돈키호테 1권: 아놔.. 빨리 읽어야 할텐데…
감옥에서 온 편지: 신영복 선생님 책을 찬찬히 읽어보려 함.

읽고 싶은 책

강의, 담론, 나무야 나무야: 신영복 선생님 책은 다 읽어봐야겠다.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학자이므로..
머신 러닝 인 스파크: 실무 책들이 점점 늘어난다.

그냥 내 생각엔 그녀에게 갑자기 마음이 기우는 이유는..

네가 생각하기에 만만하기 때문이야.. 사랑 때문이 아니라고..

만약 다가간다면.. 그렇게 이기적인 결정을 한다면 난 쓰레기가 되는 거지..

이제 도망다녀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결코 마음을 열지 말고.. 단단히 닫아두고 피해 다녀..

마침 모임도 없어졌겠다.. 이제 부딪힐 일도 없잖아..

스쳐 지나기만 해도 하루 내내 마음이 이상하게 아파지는 사람이 있다.

하루 종일 생각한 결과는..

뭐.. 그게 맞겠지만..

마음이 멋대로 움직인 거겠지만..

이제 감정적일 수 만은 없는 나이여서..

지나치기로 한다.

수십번을 생각한 끝에 이 글은 비공개로 하기로 한다.

하지만 기록은 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