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일기 2022. 5. 3. 22:31

# 3일

블로그의 모든 글을 공개로 돌렸다.

5년 정도 문을 닫아 걸었던 것 같다.

되돌아 본 10년 전의 나는 투박하고 서투르며 쉽게 상처입고 좁디 좁은 세상에서 살던 찌질이인데..

지금은.. 변하지 않은 옹졸한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늘 관계에 상처입고,

늘 좁고 얕은 감수성에 맴돌고,

깊숙하고 좋은 글 하나 쓰지 못하고..

맨날 잊지 못해 애나 쓰고..

그래서..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안심이 되었다..

평생 이렇게 살다가 죽겠구나..

이 찌질함은 내가 떨치고 싶다고 떨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싶어서..

 

# 6일 새벽

프러시안 블루,

코발트 블루,

그리고 그 사이의 무언가...

 

# 11일

"행복해?" 하는 헛된 물음에 "행복해" 하는 의미없는 거짓말..

어느 다른 세계에서는 너와 내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그리고 그런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은 지금의 나에게 위안이 될까?

상실에 관한 이야기들..

 

결국 마음을 고백한 후에야 모든 것을 떨쳐내는 닥터 스트레인지..

사실 깔끔한 결말임.. 본인의 세계의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잘 살테니..

역시 중년 남성의 힐링물이었음..

현실에 있을 수 없는 판타지이지만..

 

그리고 나는 언제쯤 이 마음을..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너를 떨쳐낼 수 있을까?

 

# 13일

그러고 보니 13일의 금요일..

닮지 않았지만 닮았을.. 아니 닮았으면 좋았을 사람을 보고 너를 떠올려 버렸다.

그리고.. 이제.. 슬슬 마음을 정리해야할 타이밍이 오는 것도 알았다.

 

# 14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에게..

분노의 실체는 실로 그것이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웃고 사랑을 말하고.. 그렇게 널 미워해..

 

# 26일

... 의미를 가진 모든 것은 나를 떠나버림..

의미가 없는 것들에서 의미를 찾아야 함..

그렇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