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밤이었다. 천장에 스며든 자그마한 빛 마저도 내가 어찌할 수

없었다. 온갖 단어들이 상념처럼 스물스물 주변에서 기어나와도 내가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철컥.. 철컥..

빈 허공에 대고 마구 셔터를 눌렀다.

이 좁은 방을 가득 메우고 기어다니는 저 어지러운 것들로부터 안전하기를,

눈을 떠도 바뀌지 않는, 발 끝이 푹푹 꺼져 땅에 닿지 않는 이 비현실적인 현실에

서 누군가 나를 꺼내주기를,

이 좁은 방이 한없이 쪼그라들어 세상에서 아득히 멀어진 점이 되지 않기를,

아니 그저 살짝 눈을 감았다 뜨면 아침이 되어 있기를,

불규칙한 심장 소리를 느끼며 영원히 올 것 같지 않는 아침을 기다렸다.

까만 밤이었다.




엽서전 "까만 밤에" 참여합니다.

2017.12.10 - 12.22

프루스트의 서재


제가 만든 엽서 많이 가져가세요.^^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과 후회를 담아,

감사하는 마음으로, 죄송스런 마음으로

그 동안의 작업을 사진집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기록이라 널리 알리지는 못하지만,

부디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입고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http://storefarm.naver.com/justorage/products/2204123000

블로그.. 카테고리 없음 2016. 4. 20. 14:02

보르헤스의 지도